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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동 교수] 공유경제 보다는 공정경제가 먼저 앞서야 5만불 시대 연다.
김태동 성균대학교 명예교수

본지는 김대중 정부 경제수석비서관을 지냈고, 노무현 정부의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을 지낸 진보경제학자로 불리는 김태동 성균관대학교 명예교수를 지난 2일 서울 종로2가 '문화공간 온'에서 만나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인터뷰를 했다.

김태동 교수는 “촛불 혁명에 힘입은 문재인 정부는 국민을 위한 경제 주권을 확립, 가장 먼저 공유경제 보다 공정경제에 주력해야 한다"며 "공정경제를 통해 기울어진 운동장을 평평하게 닦아야 한다"고 냉철한 평가를 내렸다.

김태동 교수는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하면서도 현 정부의 경제정책 에 대해 몇 점을 줄 수 있는가의 질문에 "기대치에 단 10%도 미치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전쟁 직후인 1953년 우리나라는 1인당 국민총소득이 67달러에 불과한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였던 한국이 3만불 시대에 진입하기까지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국민총소득(GNI)이 3만불 시대를 진입했지만 국민들이 경제 성장을 직접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고용시장의 성장은 둔화되고 소득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경기 체감은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정경제와 재벌해체를 통해 1인당 GNI 5만불 시대를 기대할 수 있고 국민 행복이 배가 된다"며 "우리 경제가 세습재벌을 해체, 공정경제로 나갈 때 5만불 시대를 준비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 문재인 정부의 3대기조 ①공정경제 ②소득주도성장 ③혁신성장에 대한 평가는 어떤지요?

문재인 정부 출발 당시 국내외적 경제 상황은 사실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 출발했다. 촛불 혁명으로 된 문재인 대통령이 집권 당시 대한민국 국민은 경제 민주화가 가장 우선적으로 추진 될 것으로 믿었다. 그러나 기대했던 그 부분에서 문재인 정부가 단 10%에도 이르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정책 3대기조 ①공정경제 ②소득주도성장 ③혁신성장이 제대로 굴러가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문재인 정부 초기 우리나라 경제구조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문재인 대통령 경제정책은 경제 성장과정에서 공정을 잃었다.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그리고 자영업자가 함께 성장해야 하는데 대기업 집단에 집중되어 있다. 반칙과 특권, 부정부패로 서민경제가 무너지고 있다. 성장할수록 부의 불평등이 심화되었고, 기업은 기업대로 스스로 국제 경쟁력을 약화시켰다.

공정경제로 민주주의를 이루는 일은 서민과 소상공인과 전통시장골목상권,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함께 잘살고자 하는 일이다. 국민이 잘 살아야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고, 공정한 경쟁이 보장되고, 일한 만큼 보상을 받아야 혁신의지가 생긴다. 그래야 실패를 해도 다시 도전할 수 있다. 기업은 투명성 제고와 공정한 경쟁을 통해 국제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국민과 기업이 주역이 되어 주어야 한다. 정부는 국민들이 경제 권리를 적극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경제 주체들은 자율적인 경제활동을 통해 공정경제를 당연히 경제 질서로 인식하고 주인의식으로 정착시켜야 한다.

공정경제가 잘 돌아가려면 시스템이 갖춰져야 하고, 이를 잘 운영할 조직이 필요하다. 두 가지 가운데 어느 하나도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 준비가 덜 된 게 사실로 보여진다.

■ 문재인 정부가 성공하기 위한 조건이나 방향은 어떤 것이 있나요?

문재인 정부가 유기적으로 잘 돌아가려면 먼저, 공정경제를 만들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무엇보다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을 세워야 된다. 경제부총리, 청와대 경제수석, 공정거래위원장, 금융감독원 원장 등 4인이 한 몸처럼 움직여야 그 가능성이 50% 이상 실현될 수 있다. 그 기반에서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이 가능하다. 이 세 가지를 체계적이고 순차적으로 진행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경제 민주화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던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헌법에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경제주권도 마찬가지이다. 헌법정신에 따라서 경제주권이 국민에게 있음을 생각할 때, 문재인 정부가 경제체제를 헌법정신에 맞게 고쳐야 함에도 많은 어려움이 있다. 아직도 경제주권을 독점하고 있는 기득권 세력의 개혁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현재는 10점정도 줄 수밖에 없다.

■ 북유럽 작은정부의 공정경제 중요성과 문제점 그리고 개선방향에 대한 견해는?

공정경제에서 무엇보다도 시스템이 공정해야 한다. 공정한 시스템에서 작은 기업도 창업할 수 있고, 스타트업이 네이버나 다음처럼 성공할 수 있다. 지금 시장은 신생기업에 절대 불리한 시스템이다. 3포 세대, 5포 세대, 급기야는 N포 세대라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세습재벌과 대기업 중심의 기울어진 운동장에서는 창업을 하고 새로운 도전을 기대하기 요원하다. 정부는 공정경쟁이 가능하도록 평평한 운동장을 만들어야 한다. 시장의 기울기가 97년 외환위기 이후 20%였다면 현재는 40% 정도다. 이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어 갈 젊은세대가 성공할 확률은 낙타가 바늘구멍을 뚫고 지나가기보다 힘들다. 공정경쟁은 우리사회가 발전하기 위해 선두에 서야만 하는 가장 중요하고 기본적인 틀이라고 생각한다.

이처럼 선 공정거래가 방향을 제대로 잡으면 뒤따라오는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이라는 양대 마차는 가속도를 낼 것이다. 그래야만 공정경제의 성장이 결실을 맺을 수 있다.

■ 소상공인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이 잘 실천하기 위해서는 어떤 환경이 필요한가?

문재인 정부의 중도 하차는 현 정부의 공정경쟁 지향을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그리고 소득주도성장의 한 축은 세금을 많이 거둬 복지부문의 지출을 늘리는 것이다. 복지지출은 정부에 의한 재분배 시스템이다.

이명박과 박근혜 등 보수정권은 재분배에 역행하는 부자들 감세에 혈안이었다. 문재인 정부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세우기 위해 세금과 최저임금을 올려서 분배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 

어처구니없는 건 한국당이다. 그들은 소득주도성장을 격렬하게 반대해왔다. 한국당이 언제 소상공인들 편이었는지 묻고 싶다. 증세와 분배가 잘 이루어지는 것이 혁신성장을 위한 기본 조건이다.

소득주도성장 정책으로 자영업자가 파산하고, 비정규직 일자리 없어진다는 것은 가짜뉴스다. 분배통계의 근거가 없다. 성장률이 전체적으로 낮아지는데 오히려 내수가 늘어난다는 것은 소득주도성장이 성과를 내고 있다는 증거다.

■ 기업과 시장의 역할, 그리고 포용성장 정책을 실천하기 위한 대기업들의 노력에 대해 어떻게 판단합니까?

정부 통제를 받지 않는 무한 권력, 세습 재벌이 한국 경제 사회의 가장 큰 병폐다. 삼성의 3대 회장 세습 경영권 과정에 이재용 부회장은 온갖 범법을 저질렀다.

현재 그 결과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보자. 박근혜 대통령은 감옥에 있고, 이명박 대통령은 유죄판결을 받았는데, 이재용은 집행유예로 나왔다. 세습재벌의 권력이 전직 대통령보다 훨씬 강하다는 반증이다.

지금도 문대통령에 대해 청문회를 열고, 하야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으나, 이재용 구속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힘을 얻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는 재계에 순치되면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방치하는 언론도 책임이 있다. 그리고 포용성장에서는 경제와 정치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최근 삼성전자가 국내외 노동력을 착취하고 노조를 탄압하는 행위는 신성한 노동을 탄압하고 인간을 배제하는 행위다. 포용적 성장을 내세우는 문 정부가 이러한 삼성의 이재용에게 투자해 달라는 주문은 바람직하지 않다. 대통령의 이미지를 만드는 주변 측근들이 반성해야 한다.

재벌의 세습경영시대에서 전문경영시대로 변해야 한다. 삼성도 전문경영인이 해야 하고, 이재용도 법 아래로 내려와야 한다. 그래야 지속가능한 발전과 포용적 성장을 이룰 수 있다. 세계 수출 6위, 국가 GDP 6위의 대한민국은 세계 최상의 경영 인재와 전문 경영인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부패하고 무능한 재벌 3세에게 경제와 산업을 맡긴다면 우리의 미래가 없다. 기업보국의 창업 1세대와 달리 사리사욕이 최우선인 세습재벌에 대한 포용성장 기대는 한계가 있다.

■우리 정부가 북유럽의 모델을 벤처마킹 한다면 어떨까?

재벌은 우리나라 밖에 없다. 불공정한 시스템을 가동하는 미국에서 혁신이 일어나는 이유는 세습경영이 없기 때문이다. '아무리 큰 기업이라도 경영권은 세습되지 않는다'는 미국의 산업 생태계를 배워야 한다. CEO를 능력 중심으로 뽑고 책임 경영토록 해야 한다.

주주 자본주의는 주주에게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는 능력있는 자를 경영자로 뽑는다. 능력이 없으면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 세습이 아니라 능력에 따라 경영을 맡게 되는 효율성을 재계에 뿌리내리도록 해야 한다.

2차 세계대전 후 미국의 맥아더 장군이 일본을 점령했을 때, 군벌을 쫒아내고 개혁을 단행한 게 전후 일본 경제 발전에 밑거름이었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 또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일본은 우리처럼 전세가 없음에도 부동산 거품이 일어났다가 잃어버린 20년을 보냈다. 우리나라에 지나친 부동산 불로소득은 제4의 경제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 부동산 정책을 잘못해서 2류 자본주의 국가로 전락했던 일본의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97년 IMF 위기, 2003년 카드 대란, 2008년 외환위기의 중심에는 모피아와 재벌이 있었다. 박정희 정권 때부터 시작된 커넥션이 여전히 존재한다. 이것이 해체돼야 금융정의와 부동산정의를 이룰 수 있다. 이 두 분야는 양 손바닥이 공고하게 악수하는 형태로 가야 비로소 구현된다.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불로소득 세력들에 의해 자산 거품이 지나치게 부풀려졌다. 이것을 정리해야 한다. 건강한 자본주의로 가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최악의 불공정한 자본주의 국가다. 첫째 세습재벌이고, 둘째 전세 제도다. 세습제도를 없애고 부동산 불로소득이 줄어들면 중간 정도의 성숙한 자본주의가 될 수 있다.

■ 6․15남북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의 상임대표로써 남북경제협력에 대한 미래 전망은?

분단의 현실에서 최소한 지속 가능한 평화를 확신할 수 있는 단계가 되기를 바란다. 

이를 이루기 위해 노력 중이다. 보통 분단이 허리가 잘린 상태라고 말하는데, 그보다는 우리 몸의 머리에서 발끝까지 선을 그을 때 왼쪽과 오른쪽이 잘린 상태다. 한쪽은 폐만 있고, 한쪽은 심장만 있는 위험한 체계다. 분단을 극복하는 것은 바로 우리의 심장과 폐가 함께 있는 살아있는 한몸으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것이다.

■ 대한민국의 행복한 미래에 대해 강조하고 싶은 말씀은?

갈수록 기울어지는 마당에서는 창의의 구슬땀으로 일하려는 청년이 설 수가 없다. 소수 1%가 절대 권력으로 군림하는 기울어진 운동장에서는 청년을 포함한 99%의 시민이 제대로 된 주권을 행사할 수 없다. 청년을 포함해 모든 시민들이 경제 주권을 행사하는 날을 앞당기기 위해 다시 뭉쳐야 한다. 청년들이 경제 주권을 행사할 수 있어야만 1인당 GNI 5만 달러 시대를 앞당길 수 있다.

 

/남성우 기자  nsw884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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