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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승환기자] 급할수록 둘러가라는 옛말...행불단행으로 바뀔 때까지
임승환 본부장/YBC연합방송 경북취재본부

[YBC연합방송=임승환기자] 세계적으로 명성이 자자했던 어느 이름난 미국 목사가 은퇴설교에서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인용했다. 

"외동딸만 가졌던 어떤 백만장자가 수영장에 거대한 악어를 풀어놓고 그 수영장을 헤엄쳐 건너오는 용기 있는 자에게 딸과 전 재산을 주겠다고 공언했답니다. 많은 청년들이 머뭇거리고 있을 때 어느 청년이 용기 있게 수영장으로 뛰어들더니 사력을 다해 무사히 수영장을 건너왔더랍니다. 

백만장자가 약속대로 딸과 전 재산을 주겠노라고 선언하려는 순간 그 청년이 건너편에 있는 젊은이들을 향해 ‘야, 어떤 놈이 내 등을 떠밀었어?’하고 소리쳤답니다. 등을 떠민 사람은 바로 우리를 악어가 우글거리는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하신 하나님이었습니다.”

나 같은 평범한 사람이 감히 명망 높은 분의 설교를 비판한다는 것은 불경한 일이 될지 모르지만, 이 설교는 고귀한 생명과 삶을 너무도 모독하는 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인간이라는 생명의 탄생은 등 떠밀려 악어소굴에 뛰어드는 것과 같은 그런 희화적(戲畫的) 사건이 아니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보다”라고 읊었던 서정주 시인의 말처럼 생명은 수많은 인연과 교감과 시간이 축적되어 생겨나는 참으로 고귀한 결정체이다.

당장 우리가 태어난 과정을 살펴보자. 아버지와 어머니가 서로 다른 곳에서 서로 다른 날에 태어나 20~30년 동안 부모님을 비롯한 수많은 이웃들의 보살핌을 받으면서 성장하고 교육받고 사회생활을 거치는 동안 운명적 인연이 있어 서로 만나 사랑을 하고 결혼을 하고 성실히 사는 동안 “나”라는 생명이 탄생되지 않았던가? 이런 일이 등 떠밀려 수영장에 뛰어든 희화적 사건일까?

지금 우리는 그렇게 탄생된 고귀한 생명이 극한투쟁에 의해 너무도 허무하게 사라지는 시대를 맞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 노회찬 의원의 죽음, 백남기 농민의 죽음, 강제개종의 희생양이 된 구지인 양의 죽음, 등등도 모두 극한투쟁의 결과였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지금도 촛불파니 태극기파니 하는 파들이 자성(自省)없는 극한투쟁을 벌이고 있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고귀한 목숨이 희생되어야 극한투쟁으로 흔들리고 있는 오늘의 국운이 바로 설까?

불행은 또 다른 불행을 낳고 투쟁은 또 다른 투쟁을 낳는 법이다. 그래서 예부터 화불단행(禍不單行: 화는 홀로 오지 않는다)이라는 말이 즐겨 쓰여왔다. 코로나 사태가 경기침체를 부르고 경기침체가 민심악화를 부르고 민심악화가 정쟁악화를 부르는 현재의 시대상만 보아도 화불단행은 증명되고도 남는다. “급할수록 둘러가라”는 말이 있듯 우리 모두 한 걸음씩 물러나 차분한 마음으로 자기를 성찰하며 내일을 준비해 가자. 말마다 악다구니를 토하는 대신 말마다 따뜻한 마음을 가득 담아내 보자.

따뜻한 봄바람은 생기(生氣)를 몰고 오고 싸늘한 겨울바람은 쇠기(衰氣)를 몰고 오듯 따뜻한 마음은 틀림없이 화불단행(禍不單行)을 없애고 행불단행(幸不單行: 행운은 홀로 오지 않는다)으로 나타날 것이다. 그런 “행불단행”이 오는 날까지 우리 모두 최선을 다해 화합하고 단합해 보자. 분명히 암울한 지금의 우리 국운이 바뀌게 될 것이다.

/임승환기자  press35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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