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산업(주)가 시공사인 울산석유화학단지 내 에스오일 잔사유 고도화컴플렉스(Residue Upgrading Complex) 공사에 하도급공사에 참여했던 (주)대동엠테크 외 10여개 업체들이 체불된 공사비를 지급해달라며 대림산업 본사 수송동 사옥 후문에서 농성을 하고 있다.

국내 건설·석유화학분야 대표기업인 대림산업(주)가 하도급법 위반도 모자라 체불된 영세업체들의 항의에도 나몰라라 하고 있어 공정거래위원회의 엄중한 조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주)대동엠테크 외 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울산석유화학단지 내 에스오일(S-Oil)의 시공사인 대림산업(주)는 파이프 SPOOL 제작업체인 (주)남인과 모듈(Module) 제작 하도급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주)남인은 SPOOL제작전문업체로 모듈(Module) 제작 전문업체가 아니어서 자격미달임도 불구하고 발주처인 에스오일이 모듈제작을 (주)남인에게 하도급계약을 해줄 것을 지정해 대림산업은 (주)남인이 무자격업체임을 알면서도 총 210억원 상당의 하도급계약을 해 준 것으로 드러나 특혜성 의혹이 일고 있다.

이에 따라 (주)남인은 모듈(Module) 전문제작업체 및 SPOOL제작업체 10여개 업체와 150여 억원의 재하도급계약을 체결해 시공사에 납품함으로서 하도급법 위반은 물론 60여 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했는데도 시공사인 대림산업은 이를 묵인하는 것은 물론 (주)남인이 부당이득을 챙기도록 도왔던 정황까지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올해 초 (주)남인이 경영의 어려움으로 부도위기에 몰리면서 (주)대동엠테크 외 재하도급 10여개 업체들이 공사비지급을 염려해 공사중단 조짐이 보이자 대림산업(주) 정 모 상무와 직원들이 현장까지 내려와 (주)남인이 문제가 발생해도 업체들의 체불문제 발생을 미연에 방지한다는 채권양도합의서(채권양도인 (주)남인, 채권양수인 대동엠테크 외, 제3채무자 대림산업(주))를 2017년 1월 23일자로 작성해주고 공사중단이 없도록 독려하면서 불거졌다.

‘채권양도합의서’에 의하면, 원수급인인 대림산업(주)는 (주)남인과 하도급계약에 따라 (주)남인이 대림산업(주)에 가지고 있는 하도급대금과 아직 발생하지 않은 장래의 채권까지 포함해서 매월 정산하여 (주)남인의 재하도급업체들에게 직접 지급한다고 명시하고 있어 결국 대림산업(주)가 (주)남인이 하도급법을 위반해 재하도급계약을 해준 것을 묵인했음은 물론 (주)남인을 대신하여 관리까지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채권양도인 (주)남인과 채권양수인 (주)대동엠테크 외, 그리고 원수급자인 대림산업(주)가 제3채무자로 하여 공사대금을 책임지겠다며 작성한 '채권양도합의서'

더욱이 대림산업은 (주)남인의 부도위기에 재하도급업체들의 공사중단을 염려해 ‘채권양도합의서’까지 작성해 주고도 모듈제작이 완성돼 납품이 완료되자 약속한 공사대금 약 22억 여원을 지불하지 않고 있다.

급기야 (주)대동엠테크 외 10개 업체는 대림산업(주) 본사인 수송동 사옥에 올라와 ‘체불된 공사비를 즉시 지급하라’며 2주째 농성을 이어가고 있지만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어 법규위반도 모자라 영세업체를 사지(死地)로 내몰고 있다.

대림산업(주) 관계자는 취재진에게 “(주)남인에 공사비를 모두 지급했기 때문에 업체에는 지불할 돈이 없다”며 “하도급법 위반과 채권양도합의서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고 발뺌하며 자신들의 책임회피를 위해 거짓말까지 서슴치 않고 기업윤리마저 저버리는 행태를 보이고 있어 당국이 갑질 차원에서 엄히 다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주)대동엠테크 손기명 대표는 “대림산업 상무와 직원들이 내려와 (주)남인이 문제가 발생되어도 우리가 책임질테니 걱정하지 말고 공사해 달라고 해서 했는데, 이제 와서 (주)남인에게 공사비를 모두 지급했기 때문에 우리에게 지불할 돈이 없다는 것은 우리를 기만한 것이었냐”고 분노하며 “새 정부가 공정거래를 위반한 업체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중히 하겠다고 한 만큼 건설업계의 적폐청산을 위해서라도 대림산업의 이 같은 불공정행위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이뤄지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추경호 기자  ybctv@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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