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추원호 건축사

2월 중순 이른 아침 하얀 눈이 내렸다. 그리고 봄이 온다는 입춘도 지났다. 지구 온난화 때문인지 겨울이 점점 늦어지나 보다. 작년에도 겨우내 눈이 오지 않다가 2월 들어 빤짝 눈이 내렸는데, 금년에도 2월 들어 눈이 내렸다. 소복이 내리는 눈을 밟으며 산길을 걸어 보면서 희망가 한 곡조가 생각난다.

「이 풍진 세상을 만났으니 너의 희망이 무엇이냐」
「부귀와 영화를 누렸으면 희망이 족할까」
「푸른 하늘 밝은 달 아래 곰곰이 생각하니 세상 만사가 춘몽 중에 또다시 꿈 같도다.」 <희망가 일부에서>

국내에서도 1921년에 발표되어 1930년대 크게 유행한 대중가요의 고전이다. 원곡은 1850년 영국 춤곡을 바탕으로 미국인 제레미아 인갈스의 찬송곡 모음집에 수록된 찬송가 일부이다.

1910년 일본에 전래되어 미스미 스즈코라는 여교사가 사고로 죽은 같은 학교의 여학생들을 추모하는 본인의 자작시를 이곡에 붙여서 "새하얀 후지산의 뿌리" 라는 진혼가로 바꾸기도 하였다.

가사 내용이 다분히 식민지 시대의 암울한 사회를 반영하여 한탄조의 현실 도피적 염세적인 색채가 짙게 풍긴다.

최근 숨가픈 며칠이 지났다. 코로나 19로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속에 설 명절 연휴도 지났고 이제 봄이 서서히 기지개 켠다는 입춘도 지났다.

오미크론 바이러스가 창궐하여 마스크 단단히 옭아매고 다녀야 하는 참담한 시기가 지속되고 있다.

지금 인류는 생존의 기로에 서 있는 듯 하다. 임계치를 넘어버린 지구 온난화, 분노를 넘어 파국으로 치달을 수도 있는 사회적 경제적 불평등, 코로나 확산으로 통제가 어려운 전염병 창궐로 인하여 세계적인 팬데믹 현상을 일으켜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이러한 전 세계적인 코로나로 경제적 약자에게 더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창궐하고 있고, 인간을 파멸로 내몰 경제 불평등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부자들은 더 많은 부를 축적하겠다고 부동산 투자에 매달리고, 가난한 부모를 둔 청년들은 알바로 평생을 일해도 내집 꿈은 요원하기만 하는 그런 세상이 되었다.

코로나19로 자영업자들은 길거리로 내몰리고 있고, 청년들의 버팀목이었던 알바 자리도 크게 줄어들고 있다.

곧, 대선을 치룰 3월은 다가오는데, 서민들이 일말의 희망인 사법부의 정의와 공정은 사라지고, 온통 거짓말과 어거지만 판치고 있어 힘 없는 서민들은 어디 기댈 곳도 없다.

희망가 가사처럼 이 풍진 세상에 요즘 젊은이들은 희망이 무엇이고 부귀와 영화를 어디서 누려야 할까.

또 다시 세상만사가 춘몽중에 있어야 할 것인가?

전북/이승재 기자  esjab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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