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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영 산림청 산림재난통제관] 결국은 작은 불씨였다
강혜영 산림청 산림재난통제관

요즘 틈나면 지난해 3월에 있었던 울진·삼척 산불 10일간(3.4~3.13)의 기록을 살펴본다.

산불 현장 통합지휘본부 안에서 연일 계속되는 상황판단 회의, 상공에서 울리는 수십 대의 헬기 소리, 불타는 산과 하늘을 가득 메운 연기, 원자력발전소와 가스공사 기지 앞까지 삽시간에 번져나간 불, 학교와 체육관으로 대피한 주민들, 소광리 금강송 숲을 지켜 내려는 진화대원들의 사투.

지난봄, 역대 최장기록(213시간)을 남긴 울진·삼척 산불로 우리는 1만 6000ha의 숲을 잃었고, 주택 259채, 농업시설 246동 등의 재산이 소실되었다.

한 해에 2~3건이던 100ha 이상의 대형산불이 지난해는 11건이나 되었다. 피해 면적도 상당해서 지난 20년간의 산불 피해 면적을 다 합쳐 놓은 수준이었다. 문제는 앞으로도 이럴 가능성이 매우 짙다는 것이다. 2022년 유엔환경계획(UNEP)은 기후변화로 산불(numbers of wildfire)이 2030년은 14%, 2050년에는 30%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였다.

산림청은 지난해 초대형 산불에서 얻은 교훈으로 산불 대응 방안을 만들어 추진하고 있다. 문화재, 원전 등 국가 중요시설 정보를 산불 상황 관제에 탑재하여 실시간 공유하고 선제적으로 대비할 수 있도록 조치하였다. 산불 진화를 위한 인프라도 구축한다.

임도를 늘리고(’23년 262km), 헬기가 물을 퍼 올릴 수 있는 사방댐을 획기적으로 확충한다(’23년 4개소). 산불 진화 헬기도 대형급(3000리터)에서 초대형급(8000리터 이상)으로 주력 기종을 전환하는 방향으로 도입해 나갈 계획이다.

기존 진화차 보다 3배 더 많은 물을 탑재할 수 있는 고성능 진화차 18대가 올 2월부터 순차적으로 진화 현장에 배치된다. 또한, ICT를 활용한 감시 시스템을 고도화해 24시간 산불감시체계를 구축하고, 헬기도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전국 12개 권역에서 출동 태세를 갖춘다.

산림청은 지난해 12월 산림재난통제관을 신설해 재난 대응에 모든 역량을 집중토록 하였다. 그만큼 산불과 산사태 등 재난 대응을 최우선 과제로 보고 있다. 첫 산림재난통제관으로 보직을 받은 후 수시로 지난해 3월의 기록을 살핀다.

그러노라면 엄청난 산불로 번진 울진 산불도 처음에는 아주 작은 불씨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작은 실수 하나가 온 산을 검게 태워버린 것이다.

봄이 가깝다. 겨우내 움츠렸던 나무들이 새순을 틔우고 머지않아 꽃을 피울 것이다. 봄의 산들바람은 마음을 들뜨게 하지만, 딱 한 가지 불씨를 조심하는 마음만은 잊지 말아야겠다. 아름다운 우리 산을 사랑하는 첫걸음은 바로 산불 예방으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말이다.

 

/YBC연합방송  ybctv@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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